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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실학산책, 무서운 인민(人民)과 국가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자 2013-12-23
 
 
무서운 인민(人民)과 국가
 
 




세상이 참으로 시끄럽습니다. 취임한 지 1년도 채 안 되는 대통령에게 자진사퇴하라는 요구가 종교계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사회의 각계각층에서 우리도 나도 안녕하지 못하다는 답변이 쏟아져 나오면서,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시대적인 화두가 세상을 요동치게 만들고 있습니다. 더구나 세모에 성탄절까지 겹치면서 나들이 인파도 넘치고, 철도노동자 파업으로 서울의 중심가는 시위대의 행렬로 조용할 때가 없으니, 언어 그대로 ‘소란’한 세상임에 분명합니다.

이런 때를 당해서 절실히 요구되는 사자성어(四字成語)를 찾는다면 ‘국태민안(國泰民安)’입니다. 국가가 태평하여 백성들이 안녕을 누리는 일인데, 모두가 안녕하지 못하다는 발언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니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때마침 발표된 통계 자료에 의하면 OECD 가입 36개 국가에서 대한민국 국민의 삶의 짙은 겨우 26위라니 허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11〜12위 경제대국인데 삶의 질은 하위에 속한다면, 숫자로도 이 나라는 편안과 안녕을 누리는 국가가 아님을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200년이 넘는 시절에 다산 정약용은 500여 권에 이르는 저서를 통해, 어떻게 했으면 국가가 부유해지고 백성들이 안녕을 누릴 수 있을까만 거듭거듭 강구하였습니다. 「농책(農策)」이라는 논문을 통해 어떻게 해야 ‘백성들이 행복해지고 국가에 이로움[生民之福 國家之利]’이 될 것인가를 간곡하게 주장하였고, 「공복의(公服議)」라는 논문에서는 벼슬하는 사람들의 제복(制服) 문제를 거론하면서 무실(務實:실질에 힘씀) 종검(從儉:검소함만 따르다) 해야만, “제도가 간소하여 비용이 절약되며, 국가가 넉넉해져서 벼슬아치들이 탐욕을 부리지 않으며, 벼슬아치들이 탐욕을 부리지 말아야 인민들이 빼앗기는 것이 없어진다 [制約而費省 國裕而士不貪 士不貪而民不削矣]라고 주장하여, 국가도 넉넉해지고, 인민들도 빼앗기는 것이 없어 편안하고 안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국가를 이루는 국민들의 삶의 질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인민들은 안녕하지 못하다고 아우성친다면, 이것은 분명히 문제가 심각한 나라입니다. ‘백성들이 그 이익의 혜택을 입어야 하고, 그래야 국가가 행복해진다 [民蒙其利 國家之幸]’라고 다산은 「인재책(人才策)」에서 말했습니다. 인민들이 이익을 얻지 못하니 국가는 행복해질 수 없습니다. 행복하지 못한 국가에서 행복한 인민들의 삶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자,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1년 가까이 행했던 통치행태가 이런 결과가 나왔다면 뭔가 반성도 해보고, 궤도의 수정도 논의해보고, 인사정책, 경제정책, 사회정책 등에 대한 새로운 검토를 통해, 어떤 대안을 모색해야 하는데, 통치자나 집권당은 그동안의 정책이나 통치행태가 옳았다고만 주장하고 있는데, 문제의 심각성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엎기도 합니다. 무서운 것은 백성이고 인민입니다. 백성과 인민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정권의 말로가 어떠했는가는 역사에서 배우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박석무 드림, 다산연구소

출처 다산연구소 www.edasa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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